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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 缺陷

2541 2022. 10. 18. 11:14


그 3.45초의 망설임은 나를 평생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내용 태그: 阴差阳错(음차양차)* 현대시점 가상

*우연한 원인으로 일이 잘못되다. 뜻하지 않게 틀어지다.


주역: 린안林安

한 줄 소개: 난 이해할 수 없어.

입의: 후회

작가: 여사아문(如似我闻)

작품 링크: http://www.jjwxc.net/onebook.php?novelid=4342518


1.

군정 세 군데의 동료들은 여전히 습관적으로 린안(林安)을 찾아다닌다.

가끔씩 나도 눈을 감고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그는 나보다 키가 3센티 정도 크고 늘씬한 체형에 군복이든 트렌치 코트든 전부 반듯하게 입을 수 있는 잘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지만, 그는 자주 웃지 않기 때문에 낭비였다.

엄숙하고 진지하며 자율적이야. 이것이 내가 본 그의 첫인상이다.

그래서 나는 곧바로 돌아서서 손을 들었다. “장관님, 파트너 교체를 요청합니다.”

솔직히 내겐 어떠한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한 번 보면 잊지 않는 기억력을 가져, 도시 지도 한 폭을 통째로 외울 수 있다; 나는 탁월한 추산 능력을 가지고 있어 다른 사람들이 연산지에 쓰고 있을 때는 이미 전보 비밀문을 번역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

굳이 규정대로 듀엣을 한다면 그 사람이 나와 술자리를 함께 했으면 좋겠어. 그러나 린안은 내가 숨겨둔 술병을 압수해 신고할 사람인 것이 분명했다.

나의 신청은 가차없이 기각 되었다.

나는 매우 불쾌해져서 협조를 거절했다.

신임 사격을 훈련할 때, 나는 표적 아래에 앉아서 최근에 탈취한 적의 전보를 추산했고, 총알이 내 귓전에서 휙휙 지나갔으며, 나는 눈도 들지 않고 린안에게 전혀 과녁을 알리지 않았다.

새까만 그림자가 나를 덮을 때까지 그는 내게 다가와 차분한 어조로 말했다.

“우리 얘기 좀 하자. 너 도대체 나한테 불만 있어?”

그러나 난 말하기 싫어서 일어서서 옷을 두드리며 그를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 이 행동이 마침내 린안을 화나게 했고 그는 내 팔을 잡아당겨 나를 과녁으로 눌렀다. 머리가 철판에 부딪혀 ‘쿵-‘ 하는 소리를 내자, 나는 그가 하는 말을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 채 오로지 이맛살을 찌푸리며 아프다고만 했다.

그는 급히 나를 풀어주었다.

나는 머리를 문지르며 잠시 린안을 훑어보며 왼손의 한줌을 만져냈다. 총 안에는 총알이 가득 차 있다. 나는 한 발을 꺼내고 다시 닫은 후 그를 향해 총을 들어올렸다. “러시아 룰렛, 이기면 넘어갈게.”

맞아,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야. 난 그가 태도를 바꾸기를 기다리고 있어. 그러나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나를 똑바로 쳐다보더니 한 발짝 앞으로 나와 이마를 총구에 들이댔다.

결국 나는 총을 던졌다. 그가 이겼으니 나는 정말 그를 어찌할 방법이 없다.


2.

비록 우리 둘 다 동의하지는 않았지만, 나와 린안은 최고의 파트너로 불린다. 협동 작전이든 첩보 암호든 나와 그의 호홉은 모두 1위로 한 과목만 우리 둘 다 0점이다.

심리치료사는 정기적으로 찾아와 멤버들과 대화를 나눴다. 파트너 한 쌍마다 한 칸의 방음실을 나눠서 쓰는 것으로 우리의 건강을 배려하기 위해서라기보단 거미줄처럼 감시하는 거지. 우리는 얼렁뚱땅 대처하다가 마지막 문제에서 걸렸다.

“당신의 성적/환상의 대상은 누구인가요?”

뜬금없는 물음.

대답하면 나한테 할당되는 건가?

심리치료사는 함부로 말하거나 웃지 않았다. “진지하게 답변하세요.”

나는 솔직하게 답했다. “전 임무 중에서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쾌감적 자극만 즐길 뿐이에요. 천재에게는 성적인 자극이 필요없어요.”

린안은 말이 없었다.

기다림에 지친 나는 팔꿈치로 그를 쿡쿡 찌르며 속삭였다. “얼른 해, 대답만 하면 우린 나갈 수 있으니 아무나 대. 부끄러운 거면 내가 말해줄까?”

그는 보기 드물게 나를 노려보았다.

그렇게 우리 둘의 태도는 영점을 받았다.

방음실을 나서자 린안은 불쑥 말을 걸었다.

“천재?”

말 속에 웃음기가 밴 것 같은데 착각인가, 왜냐하면 내가 뒤돌아보니 그는 여전했다. 옆 방 녀석은 마침 옆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크게 웃으며 말을 가로챘다. “천재라니, 인격장애 환자잖아!”

나는 아무렇지 않게 어깨를 으쓱했고 눈빛마저도 게으르게 스치며 린안에게 대답했다. “그렇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냐. 도덕감이 부족하고 공감능력이 낮으며 감정지감능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나는 군정* 세군대에 딱 들어맞아.”

*군정; 군의 정보

“나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선 어울리지 않지만, 여기선 내가 천재이고, 나보다 뛰어난 사람이 없어.” 나는 자랑스럽다는 듯 말하면서 복잡해진 그의 표정을 애써 무시했다.


3.

그 후 린안과 나는 몇 차례나 편하게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2인용 숙소에서 몰래 술을 마셨고, 린안은 맞은편에 앉아 본체만체하는 바로 이러한 호흡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파트너를 할 수 있었다.

그는 열심히 표현을 정리하여 나에게 ‘사랑’을 묘사했다. “가장 간단한 것은, 예를 들어 넌 누군가에게 키스하고 싶을 거고, 심지어는……”

“침대?” 내가 그를 대신해서 후반부를 덧붙였고 그는 어색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기준이라니? 옆집 녀석이 인사만 하면 너랑 할 수 있어."

그는 침묵에 빠져 결국 내게 대답하지 못했다.

하지만 린안은 이 문제를 포기하지 않았고, 해답도 생각해본 것 같았다. 그 때 우리는 한 건물에 웅크리고 앉아 신임 군관 한 명을 감시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나는 스나이퍼 미러를 통해 반대편 저택의 상황을 집중적으로 관찰했다. 밤이 깊어지고, 그는 문득 말했지만 나는 아무런 흥미가 없었다. “왜 또 이런 얘기를 해? 천재에겐 감정이 필요치 않아.”

린안은 아무 말 없이 내 어깨를 잡아 그의 얼굴을 보게 했다.

나는 알 수 없었다.

그는 아무런 조짐 없이 몸을 굽혀 키스해왔다.

나는 박하의 맛을 보았다. 그는 따뜻하고 부드러웠으며 아주 작은 전류가 내 척추골에 흘러 들어왔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서 나는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이고 싶었기에 손을 뻗어 그의 목덜미를 감쌌다.

그 순간 그는 통제력을 잃은 듯 내 어깨를 쥐었던 손에 거의 경련이 일 정도로 힘을 주었다.

이 긴 입맞춤이 끝나자 그는 나에게 어떤 느낌이냐고 물었는데, 교수의 답변을 기다리는 것처럼 진지했다.

나는 뒷맛을 되새겨보며 마음속에서 우러나와 답했다. “너 좀 달콤했어.”

그는 또 침묵을 지켰으나, 어쩐지 귀뿌리가 새빨개졌다.


4.

린안은 끝내 나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았다.

군관의 반란은 예상대로였고, 예상 외의 것은 상대방의 배치였다. 나는 여전히 고층 빌딩에서 저격 임무를 맡았다. 군관은 린안을 인질로 잡고 문을 나섰다. 다른 한 손은 그의 관자놀이에 총을 겨누었는데, 두 사람은 모두 상처투성이였다.

헤드셋에선 장관이 은근히 욕설을 퍼붓고, 눈 앞의 군관은 내게 총을 버리고 파트너의 목숨과 맞바꾸자고 소리쳤다. 내가 처음으로 스나이퍼 미러를 통해 린안을 보았을 때, 그는 뜻밖에도 미소를 지었는데 아주 보기 좋았다.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그는 총 쏘기를 주저하지 않으니 나를 인질로 잡아도 소용없어.”

나는 방아쇠 당기는 것을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 때의 3.45초의 망설임은 나를 평생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임무가 끝나자 숙소의 린안의 유품은 철거 되었다.

장관은 가벼운 어조로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축하하네. 드디어 파트너를 바꿀 수 있게 되었어. 자네의 계급으로는 이번에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고를 수 있네.”

그러나 나는 들을 마음이 없었다.

나의 머릿속은 온통 그의 차지였고, 망가진 영사기가 지칠 줄 모르고 끊임없이 재생되는 것 같았다.

그는 피투성이로 내 품에 누워 있는 것을 견딜 수 없어 되뇌이듯 거듭 내게 말했다. “사랑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말로 여겨지는 이 한 마디로 그는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는 고통을 드러냈다.

내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

난 이해할 수 없어. 난 이해할 수 없어.